동그랑땡 맛있게 만드는 법 (채소 볶기, 두부 활용, 계란 노른자)
저도 아이들이 어렸을 때 건강한 재료로 직접 동그랑땡을 만들어 먹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돼지고기와 두부, 양파, 당근, 버섯 등을 잘게 다져서 반죽하고, 소분해서 얼려뒀다가 필요할 때마다 구워줬습니다. 그런데 최근 다른 방식으로 동그랑땡을 만드는 방법을 접하고 나서, 제가 그동안 몰랐던 몇 가지 팁이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특히 채소를 미리 볶아서 수분을 날리는 방법이나, 계란 노른자를 따로 활용하는 방식은 제게 꽤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채소를 미리 볶아야 하는 이유
동그랑땡을 만들 때 양파와 당근 같은 채소를 생으로 넣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그랬고요. 하지만 채소를 미리 볶아서 사용하면 수분 관리(moisture control)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여기서 수분 관리란 반죽이 질척거리지 않고 적당한 농도를 유지하도록 조절하는 과정을 뜻합니다. 생채소에는 수분이 많아서, 전을 부칠 때 팬에 물이 흥건하게 고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식용유를 두른 팬에 다진 양파와 당근을 넣고 중불에서 3분 정도 볶아주면 채소 특유의 단맛과 향이 응축되면서 수분은 날아갑니다. 이렇게 볶은 채소를 식혀서 반죽에 넣으면 동그랑땡이 부서지거나 물러지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 채소를 볶으면 반죽이 잘 엉기지 않을 것 같다는 의견도 있는데, 실제로 해보니 오히려 반죽의 밀도가 높아져서 모양을 잡기도 더 쉬웠습니다.
다만 당근은 정말 잘게 다져야 합니다. 저도 예전에 당근을 조금 크게 썰었다가 식감이 거슬렸던 적이 있습니다. 당근 조각이 크면 동그랑땡 안에서 따로 놀면서 맛의 균형을 깨뜨립니다. 균일하게 다지는 게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또 볶은 채소는 반드시 식혀서 사용해야 합니다. 뜨거운 상태로 반죽에 넣으면 고기가 익기 시작해서 반죽 자체가 뻑뻑해질 수 있습니다.
두부와 계란 흰자로 응집력 높이기
동그랑땡 반죽에 두부를 넣는 건 꽤 익숙한 방법입니다. 저도 아이들 이유식 시절부터 두부를 넣어서 부드럽게 만들었습니다. 두부는 단백질 응집(protein coagulation) 효과가 있어서 재료들을 서로 단단히 묶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쉽게 말해 두부가 일종의 접착제처럼 작용해서 반죽이 흩어지지 않고 모양을 유지하게 해줍니다.
다만 두부는 반드시 물기를 제거해야 합니다. 저는 예전에 통 안에 채망을 받쳐놓고 두부를 올린 뒤, 깨끗한 면보로 싸서 꾹꾹 짜냈습니다. 두부를 직접 만들어 파는 곳에서는 물기를 미리 짜준 두부를 팔기도 하더라고요. 물기를 충분히 빼지 않으면 반죽이 질어져서 모양 잡기가 어렵습니다. 칼등으로 두부를 으깨듯이 다진 뒤 돼지고기와 볶은 채소를 섞으면 됩니다.
여기에 계란 흰자를 추가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계란 흰자에 들어 있는 알부민(albumin) 성분이 열을 받으면 응고되면서 재료들을 더 단단히 붙여줍니다. 알부민이란 수용성 단백질의 일종으로, 가열 시 굳어지는 성질이 있어서 반죽의 결합력을 높여줍니다. 동그랑땡을 부칠 때 가장자리가 갈라지는 경우가 있는데, 계란 흰자를 넣으면 이런 문제를 상당 부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방법을 몰랐을 때 반죽이 자꾸 흘러내려서 모양 잡는 데 애를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 물기를 제거한 두부 1모를 칼등으로 으깨서 준비합니다.
- 돼지고기 400g과 볶아서 식힌 양파, 당근을 볼에 담습니다.
- 다진 마늘 1큰술, 송송 썬 실파 5대, 소금 1작은술, 후추 3꼬집을 넣습니다.
- 계란 1개의 흰자만 분리해서 반죽에 추가합니다.
- 모든 재료를 고루 섞은 뒤 반죽을 5분 정도 치대서 공기를 빼줍니다.
반죽을 치대는 과정은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손목 스냅을 이용해서 반죽을 공중에 던지듯이 치대면 밀도가 높아지면서 식감이 훨씬 좋아집니다. 명절 때 남편이나 가족에게 이 작업을 맡기면 좋습니다. 손목이 아프긴 하지만, 직접 해보면 반죽이 점점 단단해지는 게 느껴져서 의외로 재미있습니다.
계란 노른자로 색깔 살리기
동그랑땡을 부칠 때 계란물에 담그는 건 기본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작은 팁 하나만 추가하면 전의 색깔이 훨씬 선명해집니다. 반죽에 흰자만 사용하고 남은 노른자 1개를 계란물에 추가로 넣는 겁니다. 계란 3개를 풀고 여기에 노른자 1개를 더하면 노란색이 훨씬 진해집니다. 명절 상차림에 올릴 때 이 색깔 차이가 생각보다 크게 느껴집니다.
계란물을 만들 때는 소금 한 꼬집을 넣어서 간을 맞춰줍니다. 동그랑땡 반죽에는 간을 세게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먹을 거라 애초에 간을 약하게 했는데, 어른들이 먹을 때도 간장을 찍어 먹으면 되니까 반죽 자체는 심심하게 하는 편이 낫습니다. 한국영양학회(출처: 한국영양학회)에서도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해 조리 시 소금 사용량을 조절하라고 권장하고 있습니다.
동그랑땡을 팬에 올릴 때는 식용유를 처음에만 살짝 두르고, 중불에서 천천히 익힙니다. 저는 예전에 동그랑땡을 구울 때 뒤집개로 꾹꾹 눌러줬는데, 이러면 육즙이 빠져나가서 식감이 퍽퍽해진다는 걸 나중에 알았습니다. 육즙(meat juice)이란 고기 안에 있는 수분과 지방, 영양소가 섞인 액체로, 이게 빠져나가면 고기가 맛없어집니다. 그러니 절대 누르지 말고 그냥 가만히 놔두세요. 양면이 노릇노릇해질 때까지 뒤집어가며 구우면 됩니다.
모양을 잡을 때는 오케이 사인을 만들듯이 손가락으로 동그란 틀을 만들고, 그 안에 반죽을 넣어서 꾹 눌러주면 크기가 일정합니다. 밀가루를 살짝 묻힌 뒤 동글리면서 굴리면 표면이 매끄러워집니다. 밀가루는 계란물이 잘 입혀지도록 돕는 역할일 뿐이니 두껍게 묻히지 않게 털어내는 게 좋습니다. 밀가루가 너무 많으면 전을 부칠 때 그 부분이 타거나 들뜨는 경우가 있습니다.
동그랑땡을 미리 만들어서 냉동 보관해두면 필요할 때마다 꺼내서 구워 먹을 수 있어서 편합니다. 저도 예전에 한 번에 많이 만들어서 소분 포장해뒀다가 아이들 간식으로 구워줬습니다. 냉동실에 넣을 때는 반죽 상태로 동글리기까지만 해서 얼리고, 먹을 때 해동한 뒤 밀가루와 계란물을 입혀서 부치면 됩니다. 이 방법을 알고 나니 명절 준비가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결국 동그랑땡은 재료를 어떻게 준비하고 반죽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맛이 크게 달라집니다. 채소를 미리 볶아서 수분을 날리고, 두부와 계란 흰자로 응집력을 높이고, 계란 노른자로 색깔을 살리는 이 세 가지만 기억해도 평소보다 훨씬 맛있는 동그랑땡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저도 이번에 새로 알게 된 방법들을 적용해보니 확실히 차이가 느껴지더라고요. 다음 명절에는 이 방법대로 한번 시도해보시길 추천합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vX0Ghs_hk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