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동 조리법 (데치기, 콜라비 무침, 비빔밥)
저는 지금까지 봄동을 겉절이로만 먹어왔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봄동을 데쳐서 조리하는 방법을 알게 되면서,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방식으로 봄동을 즐길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특히 봄동을 살짝 데치거나 덖듯이 조리하면 질긴 느낌 없이 아삭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을 살릴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는데 봄동 겉절이만 고집하던 제게는 꽤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봄동 데치기, 생으로만 먹던 습관을 깨다
봄동은 보통 생으로 겉절이를 담가 먹는 게 일반적입니다. 저도 매년 봄이 오면 봄동 한 단 사다가 고춧가루와 액젓으로 양념해 겉절이를 만들어 먹곤 했습니다. 그런데 봄동을 데쳐서 조리하는 방법을 알게 된 뒤, 제 고정관념이 완전히 깨졌습니다. 데치면 질겨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부드럽고 먹기 좋다고해서 데쳐보니 봄동의 새로운 식감이었어요!
봄동을 데칠 때는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1분 정도만 데치면 됩니다. 여기서 소금을 넣는 이유는 봄동의 녹색을 선명하게 유지하고, 아삭한 식감(texture)을 살리기 위해서인데요. 식감이란 음식을 씹을 때 느껴지는 질감과 씹힘의 정도를 뜻하는데, 봄동처럼 채소를 조리할 때는 이 식감을 살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데친 뒤에는 찬물에 바로 헹궈 열기를 식혀야 봄동이 누렇게 변하지 않고, 아삭함도 그대로 유지되니 1석 2조인거 같아요.(출처: 식품안전나라).
제가 직접 해보니 데치는 시간이 정말 중요했는데, 1분을 넘기면 봄동이 무르고, 30초만 데치면 줄기 부분이 질긴.... 딱 1분, 이게 핵심이더라고요. 또한 데친 봄동은 물기를 완전히 짜내야 나중에 무칠 때 양념이 물에 희석되지 않고 제대로 배어드니 꼭꼭 물기는 꽉 짜주세요~ 이 과정 하나만 제대로 지켜도 확 달라진 봄동 요리를 만날 수 있지요!
콜라비 무침, 봄동과 만나 식감의 조화를 이루다
봄동을 데쳐서 무칠 때 콜라비를 함께 넣으면 식감이 훨씬 풍부해집니다. 콜라비(kohlrabi)는 순무와 양배추를 교배한 채소로, 겉은 보라색이지만 속은 하얗고 아삭한 식감이 특징이에요. 쉽게 말해 무처럼 아삭하면서도 단맛이 나는 채소라고 보시면 됩니다. 저는 콜라비를 그냥 깎아서 생으로 먹는 걸 좋아하는데, 봄동과 함께 무치면 봄동의 부드러움과 콜라비의 아삭함이 어우러져 씹는 재미가 배가되는걸 이번에 강호동 레시피를 보고 알았어요 ㅎ
봄동 콜라비 무침의 양념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고추장, 된장, 고춧가루, 간장, 다진 마늘, 다진 파를 섞으면 되는데, 여기서 된장이 들어가는 게 포인트인데, 된장은 발효 식품(fermented food)으로 깊은 감칠맛을 내는 동시에 봄동의 풋내를 잡아줍니다. 발효 식품이란 미생물의 작용으로 원재료가 분해되고 숙성되어 새로운 맛과 영양을 갖게 된 식품을 말합니다. 고추장만 넣으면 맛이 단조로운데, 된장을 함께 넣으니 훨씬 깊고 구수한 맛이 났습니다.
양념을 만들 때 주의할 점은 물성을 맞추는 것입니다. 양념이 너무 묽으면 봄동과 콜라비에서 나온 수분과 섞여 다음 날 질척해진 봄동 콜라비 무침을 만나게 될 수 도 있으니.... 그래서 고추장, 된장, 고춧가루를 먼저 섞고, 간장은 조금씩 넣어가며 농도를 맞춰야 합니다. 제가 처음 만들 때는 간장을 너무 많이 넣어서 양념이 질척해졌는데, 두 번째부터는 간장을 아주 조금씩 넣으면서 뻑뻑한 농도를 유지했더니 훨씬 맛있었습니다.
- 봄동은 세로로 찢어 식이섬유를 살리고, 1분간 소금물에 데친 뒤 찬물에 헹궈 물기를 짭니다.
- 콜라비는 껍질을 벗기고 채 썰어 준비합니다.
- 고추장, 된장, 고춧가루, 간장, 다진 마늘, 다진 파를 섞어 양념을 만듭니다.
- 봄동과 콜라비를 양념에 버무린 뒤, 참기름과 통깨를 마지막에 넣어 마무리합니다.
참기름은 마지막에 넣는 게 중요합니다. 미리 넣으면 향이 날아가고, 봄동에서 수분이 나올 때 참기름이 분리되면서 느끼해집니다. 먹기 직전에 참기름을 두르면 고소한 향이 확 살아나면서 훨씬 맛있습니다.
비빔밥, 봄동의 새로운 활용법
봄동을 데쳐서 무친 뒤 비빔밥에 올리면 정말 근사한 한 끼가 됩니다. 저는 보통 봄동 겉절이를 밥반찬으로만 먹었는데, 비빔밥으로 먹으니 봄동이 주인공이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뜨거운 밥 위에 봄동 무침을 소복하게 올리고 고추장 한 숟가락을 얹어 비비면, 참기름과 들기름의 고소한 향이 밥알 사이로 스며들면서 입맛을 확 당깁니다.
봄동 비빔밥을 만들 때는 불을 끈 뒤 여열(餘熱)로 봄동을 살짝 덖는 게 핵심입니다. 여열이란 불을 끈 뒤에도 남아 있는 열기를 말하는데, 참기름과 들기름은 발연점(smoke point)이 낮아서 센 불에서 볶으면 탈 수 있으니 덖을 때 참고해서 주의해주세요! 발연점이란 기름이 연기를 내기 시작하는 온도를 뜻하며, 참기름은 약 160도, 들기름은 약 190도 정도입니다. 그래서 불을 끄고 남은 열기로 봄동을 살짝만 덖으면 기름이 타지 않으면서도 고소한 향이 봄동 속까지 스며듭니다.
제가 실제로 이 방법으로 봄동 비빔밥을 만들어 먹어봤는데, 정말 기름의 고소함이 살아 있으면서도 봄동이 부드럽고 촉촉했습니다. 생으로 무친 겉절이와는 전혀 다른 맛이었습니다. 겉절이는 아삭한 맛이 매력이라면, 이렇게 덖은 봄동은 부드러우면서도 기름이 배어 있어 밥과 비볐을 때 훨씬 잘 어울렸습니다. 특히 큰 봄동을 샀을 때는 이 방법으로 조리하면 질긴 부분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봄동 비빔밥은 간단하면서도 영양학적으로도 훌륭한 한 끼입니다. 봄동은 비타민C와 식이섬유가 풍부해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주고,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 식단으로도 적합합니다(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여기에 들기름과 참기름을 더하면 불포화지방산 섭취도 함께 할 수 있어 건강한 식사가 됩니다. 봄동철인 지금, 한 번쯤 데쳐서 비빔밥으로 즐겨보시길 권합니다.
저는 앞으로는 봄동을 겉절이로만 먹지 않을 것 같아요. 데쳐서 무치는 방법을 알고 나니 봄동의 활용 폭이 훨씬 넓어졌습니다. 특히 콜라비와 함께 무치면 식감도 재미있고, 비빔밥에 올리면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습니다. 봄동이 제철인 지금, 여러분도 새로운 방식으로 봄동을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데치고, 무치고, 비비는 이 세 가지 방법만 익혀두면 봄동 한 단으로 일주일 내내 다른 맛을 낼 수 있을 겁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s6w-v3clTg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