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없는 촉촉한 콩나물밥 만들기, 솥밥 물양 맞추기와 만능 간장 양념장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면 이상하게 국물 없는 면요리가 자꾸 생각난다. 그중에서도 새콤달콤하면서 매콤한 양념이 입맛을 확 살려주는 비빔국수는 집에서도 자주 만들어 먹는 메뉴 중 하나다. 특별한 재료가 없어도 냉장고 속 채소와 소면만 있으면 한 끼가 금방 완성되고, 취향에 따라 고명을 바꿔가며 먹는 재미도 있다. 나 역시 오랜만에 비빔국수가 먹고 싶어 집에 있는 재료들을 꺼내 만들었는데, 이번에는 그냥 먹기보다 볶은 묵은지를 고명으로 올려 먹어봤다. 이 조합이 생각보다 정말 잘 어울려서 한 그릇 먹고도 계속 생각날 정도였다.
특히 묵은지를 잘게 썰어 식용유와 들기름을 반씩 섞어 볶아 올리니 고소한 풍미가 더해져 일반 비빔국수보다 훨씬 깊은 맛이 났다. 김치의 신맛이 강할 때는 살짝 헹군 뒤 고추장과 고춧가루, 설탕을 넣어 볶아주면 훨씬 부드럽고 감칠맛 있게 먹을 수 있다. 아이들용은 양념을 줄여 간장 양념으로 비벼주고 볶은 김치만 올려줘도 정말 잘 먹는다. 오늘은 집에서 간단하지만 맛있게 만들 수 있는 비빔국수와 볶은김치 고명 만드는 방법을 자세히 소개해보려고 한다.
비빔국수는 양념장이 맛의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면 삶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양념 비율에 따라 식당에서 먹는 맛이 나기도 하고, 밍밍하거나 텁텁해지기도 한다. 내가 자주 사용하는 비율은 고추장 2큰술, 고춧가루 1.5큰술, 간장 1큰술, 식초 2큰술, 설탕 1.5큰술이다. 여기에 참기름 1큰술과 다진 마늘 약간, 통깨를 넣어 섞으면 기본 양념장이 완성된다. 매실청이 있다면 1큰술 정도 추가해도 풍미가 훨씬 좋아진다.
양념장은 바로 먹는 것보다 미리 섞어 10분 정도 숙성시키면 재료 맛이 서로 어우러져 더 맛있어진다. 특히 고춧가루가 충분히 불어나야 양념이 겉돌지 않고 소면에 착 달라붙는다. 비빔국수는 너무 맵기만 해도 질리고, 너무 달면 금방 물리기 때문에 새콤달콤매콤한 균형이 중요하다. 식초는 한 번에 많이 넣지 말고 마지막에 입맛에 맞게 추가하는 것이 좋다.
아이들과 함께 먹을 때는 양념장을 따로 덜어내 간장과 참기름, 약간의 올리고당만 넣어 비벼주면 부담 없이 먹기 좋다. 여기에 볶은 김치 고명만 올려줘도 아이들이 정말 잘 먹는다. 특히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아이들은 비빔국수 자체보다 고소하게 볶은 김치 맛을 더 좋아하는 경우가 많다. 같은 재료로 어른용과 아이용을 동시에 만들 수 있다는 점도 비빔국수의 큰 장점이다.
이번 비빔국수에서 가장 맛있었던 부분은 바로 볶은 묵은지 고명이었다. 보통 김치를 그냥 올려 먹기도 하지만, 잘게 썰어 볶아 올리면 훨씬 깊고 고소한 맛이 난다. 나는 묵은지를 사용했는데, 너무 시큼한 경우에는 양념을 살짝 털어내거나 물에 한 번 헹군 뒤 사용했다. 그 상태로 볶으면 김치 특유의 강한 신맛은 줄어들고 감칠맛은 살아난다.
볶을 때는 식용유만 사용하는 것도 괜찮지만 식용유와 들기름을 반반 섞어 사용하는 방법을 특히 추천하고 싶다. 들기름 특유의 고소한 향이 묵은지와 정말 잘 어울린다. 여기에 고춧가루 약간과 설탕 조금, 고추장 약간을 넣어 볶아주면 매콤하면서 감칠맛 나는 볶은김치가 완성된다. 너무 오래 볶으면 김치 식감이 질겨질 수 있어서 숨이 살짝 죽고 윤기가 돌 정도까지만 볶는 게 좋다.
비빔국수 고명으로 사용할 때는 김치를 큼직하게 써는 것보다 작은 크기로 잘게 썰어야 면과 함께 먹기 편하다. 한입 먹을 때마다 면과 김치가 자연스럽게 같이 들어가야 맛의 균형이 좋다. 여기에 삶은 달걀이나 오이채, 김가루까지 더하면 훨씬 풍성한 한 그릇이 완성된다. 냉장고에 남아 있는 김치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만족도가 높은 방법이었다.
아무리 양념장이 맛있어도 소면 삶기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비빔국수 맛이 확 떨어진다. 소면은 끓는 물에 넣고 1분 30초에서 2분 정도 삶아주는 것이 가장 적당하다. 중간에 찬물을 한 번 넣어주면 면발이 훨씬 쫄깃해진다. 삶은 뒤에는 반드시 찬물에 여러 번 헹궈 전분기를 제거해야 한다. 손으로 비벼가며 씻어주면 면발이 훨씬 탱글탱글해지고 양념도 더 잘 배어든다.
물을 충분히 빼주는 것도 중요하다. 물기가 남아 있으면 양념장이 묽어져 비빔국수 특유의 진한 맛이 사라진다. 면의 물기를 뺀 뒤 양념장을 넣고 먼저 골고루 비벼준 다음 고명을 올리는 순서가 좋다. 오이채와 상추를 넣으면 아삭한 식감이 살아나고, 삶은 달걀은 매운맛을 중화시켜준다. 김가루를 넉넉하게 올리면 고소함까지 더해져 훨씬 완성도 있는 맛이 난다.
비빔국수는 간단한 음식 같지만 작은 차이로 맛이 크게 달라진다. 특히 집에서 만들면 양념 농도나 재료를 내 취향에 맞출 수 있어서 더 만족스럽다. 냉장고 속 묵은지까지 활용해 볶은김치 고명을 올리니 평범한 비빔국수가 훨씬 특별하게 느껴졌다. 더운 날 입맛 없을 때 오이도 채썰어 올려 한 그릇 만들어 먹으면 정말 만족스러운 메뉴라 우리집에는 여름에 자주 등장하는 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