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바스 알 아히요 (새우 손질, 마늘 오일, 오일파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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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감바스를 처음 만들 때 그냥 새우 넣고 마늘 넣으면 되는 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근데 몇 번 해먹다 보니 온도 조절 하나, 재료 순서 하나에 맛이 완전히 달라지더라고요. 남편이랑 술안주로 만들어 먹기 시작한 게 어느새 손님 초대 요리가 됐을 정도입니다. 제가 직접 부딪혀보면서 알게 된 것들, 아는 만큼 솔직하게 적어보겠습니다.
새우 손질, 귀찮아도 이 단계를 건너뛰면 안 됩니다
감바스를 망치는 가장 흔한 이유가 바로 새우 전처리를 대충 넘기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새우를 씻어서 바로 넣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이 부분에서 한 번 크게 실망한 적 있습니다. 마트에서 산 냉동 새우를 해동해서 바로 썼더니 오일에서 비린 냄새가 은근히 올라오더라고요. 그때부터 손질 단계를 철저히 밟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하는 방식은 이렇습니다. 새우를 깨끗하게 씻은 다음 키친타월로 물기를 꼼꼼하게 제거합니다. 수분이 남아 있으면 뜨거운 오일에 닿는 순간 기름이 튀고, 온도가 급격히 내려가서 새우가 제대로 익지 않거든요. 그다음 소금과 후추로 밑간을 합니다. 이 밑간이 나중에 오일 간을 조절하는 핵심이 됩니다.
배면절개(背面切開)라는 기술이 있는데, 새우 등 쪽을 칼로 살짝 갈라 내장을 제거하는 방법입니다. 이렇게 하면 내장에서 나올 수 있는 잡내를 미리 잡을 수 있습니다. 꼭 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싱싱하지 않은 새우라면 이 과정이 냄새 차이를 꽤 만들어냅니다. 비린내가 걱정된다면 소주를 조금 넣고 잠깐 재워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어차피 술안주로 먹을 거니까, 소주 조금 쓰는 건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
꼬리 처리도 신경 써야 합니다. 신선한 국산 새우라면 꼬리로 육수 풍미를 낼 수 있지만, 냉동 수입 새우라면 비릴 수 있으니 과감하게 제거하는 게 낫습니다. 꼬리 밑동을 살짝 으깬 뒤 잡아당기면 깔끔하게 분리됩니다. 이 작은 차이가 완성된 오일의 향에 영향을 줍니다.
마늘 오일, 불 세기 하나가 전부를 결정합니다
감바스의 본명은 '감바스 알 아히요(Gambas al Ajillo)'입니다. 스페인어로 '마늘을 넣은 새우 요리'라는 뜻이니, 사실상 마늘 오일이 이 요리의 정체성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저는 초반에 불 조절을 잘못해서 마늘을 태운 적이 있습니다. 그때 완성된 오일은 쓴맛이 확 돌았는데, 아까워서 먹긴 먹었지만 정말 후회했습니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Extra Virgin Olive Oil)을 사용하는 게 중요합니다. 엑스트라 버진이란 올리브를 처음 한 번만 압착해서 얻은 오일로, 산도가 0.8% 이하인 최상급 등급을 뜻합니다. 일반 퓨어 올리브 오일보다 향이 훨씬 풍부해서, 이 요리에서는 오일 자체가 소스 역할을 하기 때문에 등급 차이가 바로 맛의 차이로 이어집니다. 아깝더라도 좋은 오일을 써야 합니다.
마늘은 팬에 오일을 넉넉히 붓고 처음부터 같이 넣어서 약불에서 천천히 온도를 올리는 방식이 맞습니다. 마늘을 나중에 넣으면 겉만 타고 속은 날것 상태가 되기 쉽습니다. 저는 마늘을 너무 얇게 썰면 기름에서 금방 타버리는 걸 경험하고 나서, 3~5밀리미터 두께로 슬라이스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두께가 마늘 향이 오일에 충분히 배면서도 씹히는 식감을 남겨줘서, 저는 다진 마늘보다 이 방식을 훨씬 선호합니다.
마늘이 노르스름하게 변하기 직전에 다른 재료들을 넣어야 합니다. 갈색이 되면 이미 늦었습니다. 이 타이밍을 잡는 게 처음엔 어렵지만, 두세 번 해보면 감이 옵니다. 매운맛을 좋아하신다면 페페론치노(Peperoncino)를 넣어주세요. 페페론치노는 이탈리아식 건고추로, 씨가 많아 기름에 매운맛이 잘 우러납니다. 집에 없을 때는 청양고추를 슬라이스해서 넣어도 충분히 맛이 납니다. 저는 이 대체 방법을 꽤 자주 씁니다.
오일 간은 새우 밑간 세기에 따라 조절해야 합니다. 제가 새우에 소금 밑간을 충분히 해뒀다면 오일에는 소금을 거의 안 넣거나 아주 조금만 넣습니다. 나중에 빵을 찍어 먹을 것도 고려해서, 오일 자체는 조금 간간하게 만드는 게 좋습니다. 다만 밑간과 오일 간이 겹치면 짜질 수 있으니 이 균형을 잘 맞춰야 합니다.
표고버섯을 넣는 방식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저는 넣어봤을 때 나쁘진 않았습니다. 표고버섯에 들어있는 글루탐산(Glutamic Acid) 성분이 올리브 오일과 만나면 감칠맛이 배가되는 원리입니다. 글루탐산이란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음식의 감칠맛을 내는 핵심 성분입니다. 그런데 솔직히 저는 오리지널 방식, 그러니까 새우와 마늘만으로 만드는 걸 더 좋아합니다. 재료가 복잡해질수록 마지막에 오일파스타로 마무리할 때 맛이 산만해지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갈치 속젓을 넣는 방식도 있는데, 이건 저한테는 맞지 않았습니다. 간은 잡히는데 젓갈 특유의 냄새가 오일에 배어서, 저는 제주도 고기 집에서 찍어 먹을 때만 즐기는 걸로 결론 냈습니다. 호불호가 분명한 재료이니, 처음 만드신다면 빼고 시작하시는 걸 권합니다.
오일파스타, 감바스를 끝까지 책임지는 마무리
감바스는 새우를 다 먹었다고 끝이 아닙니다. 저는 이 부분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새우와 마늘을 건진 팬에 남은 오일은 마늘 향과 새우 풍미가 가득 밴 상태인데, 이걸 그냥 버리면 정말 아깝습니다. 파스타 면을 삶아서 이 오일에 버무리면 그 자체로 훌륭한 알리오 올리오(Aglio e Olio)가 됩니다.
알리오 올리오는 이탈리아어로 '마늘과 오일'이라는 뜻입니다. 가장 단순하면서도 재료의 질이 그대로 드러나는 파스타 방식입니다. 감바스 오일을 그대로 활용하면, 따로 간을 크게 손볼 필요 없이 면만 잘 버무려도 맛이 납니다. 저는 이 조합이 너무 좋아서, 오리지널 방식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을 정도입니다. 표고버섯이나 젓갈류를 많이 넣은 날은 오일 맛이 복잡해져서 파스타로 마무리하기가 애매하더라고요.
면은 스파게티 면이나 링귀네(Linguine)를 사용하면 좋습니다. 링귀네는 납작한 형태의 롱파스타로, 표면 면적이 넓어서 오일 코팅이 잘 됩니다. 면을 삶을 때 파스타 전분수(Pasta Water)를 꼭 한 컵 남겨두세요. 전분수란 면을 삶고 난 뒤 남은 뿌연 물로, 면의 전분이 녹아있어서 오일과 수분이 분리되지 않고 크리미하게 유화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 한 컵이 오일파스타 완성도를 꽤 끌어올립니다.
빵도 빠뜨릴 수 없습니다. 저는 빵집에서 바게트를 슬라이스해서 가져오는데, 오일에 찍어서 새우와 마늘을 올려 먹는 게 이 요리의 묘미입니다. 바게트를 못 사온 날에는 식빵을 토스팅해서 대신 씁니다. 솔직히 식빵도 나쁘지 않습니다. 오일을 충분히 흡수해서 먹는 맛이 있습니다.
감바스 알 아히요의 영양 구성에 대해서도 참고로 말씀드리면, 새우는 고단백 저지방 식품으로 100g당 단백질이 약 20g 이상 포함되어 있습니다. 올리브 오일에 함유된 올레산(Oleic Acid)은 단일불포화지방산으로, 나쁜 콜레스테롤(LDL)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올레산의 효능에 대해서는 미국심장협회(American Heart Association)에서도 관련 자료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요리가 건강식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재료 자체의 품질은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VvM59BXz6Bw&t=345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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