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도 맛있게 먹는 가지 밥

가지 요리는 어른들에게는 익숙하지만, 아이들에게는 다소 낯설고 먹기 어려운 식재료 중 하나입니다. 특히 가지 특유의 물컹한 식감 때문에 입에 넣었다가 뱉는 경우도 종종 생기곤 합니다. 저 역시 아이들을 키우면서 가지를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먹일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TV에서 요리연구가가 소개한 가지 밥을 보고 ‘이거다’ 싶은 생각이 들었고, 바로 집에서 따라 해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며 만들어봤지만,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가지가 밥과 함께 익으면서 거의 형태가 남지 않고 자연스럽게 섞여 아이들이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고기와 함께 조리하면서 풍미를 더해주니 아이들에게는 그저 ‘고기밥’처럼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한 번 두 번 만들다 보니 어느새 우리 집 단골 메뉴가 되었고, 가지를 싫어하던 아이들도 거부감 없이 먹게 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집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가지 밥 만드는 방법과 함께, 아이들도 잘 먹게 만드는 팁, 그리고 실패 없이 맛있게 만드는 노하우까지 자세하게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평소 가지 요리를 어려워하셨던 분들이라면 꼭 한 번 시도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아이들도 잘 먹는 가지 밥, 이렇게 시작했어요 가지 밥을 처음 알게 된 계기는 정말 우연이었습니다. TV 프로그램에서 요리연구가가 간단하게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며 ‘저건 집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당시 아이들이 어렸기 때문에 다양한 채소를 먹이고 싶었던 저에게는 더없이 좋은 메뉴처럼 느껴졌습니다. 가지 자체를 반찬으로 내놓으면 거의 먹지 않던 아이들이었지만, 밥에 섞어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만들어보니 가지를 충분히 익히면서 형태가 거의 사라지고, 밥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 아이들이 전혀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그저 맛있는 고기밥이라고 생각하고 잘 먹는 모습을 보며 정말 뿌듯함을 느꼈던 기억이 납니...

바쿠테 만들기 (바쿠테의 정체, 약재 선택, 당면 활용)

갈비탕에 차 이름이 붙었다고요? 작년 가을쯤 TV에서 싱가포르 여행 프로그램을 보다가 출연자들이 바쿠테 국물을 연신 떠먹으며 감탄하는 장면을 보게 됐습니다. 그 모습이 너무 맛있어 보여서 한번 직접 만들어볼까?라는 생각에 인터넷에서 만드는 방법을 검색해보니 생각보다 이미 몇 년 전부터 많은 분들이 집에서 만들어 드시고 있어서 놀랐습니다. 바쿠테(肉骨茶, 육골차)는 '뼈를 우려낸 차'라는 뜻으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화교들이 즐겨 먹는 돼지갈비 보양식이라고 해요.

바쿠테의 정체, 왜 차라고 부를까

바쿠테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좀 이상했습니다. 고기 요리인데 왜 차(茶)라는 글자가 붙어 있는지 의아했거든요. 알고 보니 과거 말레이시아로 이주한 중국 광동 출신 노동자들이 힘든 육체노동 후 기력을 보충하기 위해 만든 음식이라고 합니다. 돼지고기와 여러 한약재를 함께 넣고 푹 고아서 국물을 마시듯 먹었기 때문에 '차'라는 표현이 붙었다는 설이 유력하더라고요.

바쿠테에는 팔각, 정향, 계피, 감초, 당귀, 천궁 등 10여 가지 약재가 들어갑니다. 이러한 약재들은 한방에서 기혈을 보충하고 몸을 따뜻하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출처: 대한한의사협회). 우리나라의 삼계탕이나 쌍화차처럼, 바쿠테 역시 일종의 약선 요리(藥膳料理)에 속하는데요. 약선 요리란 음식에 약재를 더해 건강 증진 효과를 높인 전통 조리법을 뜻하는데, 동남아 화교 문화에서도 이런 방식이 자연스럽게 전해진 것이죠.

약재 선택, 꼭 다 넣어야 할까

처음 바쿠테를 만들 때는 레시피대로 팔각, 정향, 계피, 회향, 감초, 당귀까지 정말 많은 약재를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아이들이 한약 냄새를 맡고는 손도 안 대더라고요. 저야 한방 향이 익숙해서 괜찮았는데, 아이들 입장에서는 거부감이 컸던 겁니다. 그래서 다음번엔 약재를 거의 빼고 대파, 마늘, 간장, 굴소스만으로 우리나라 갈비탕처럼 끓여봤는데, 이번엔 너무 잘 먹더라고요.

일반적으로 바쿠테는 약재를 많이 넣어야 제맛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꼭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가족 구성원 중에 한방 향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약재를 과감하게 줄이거나 아예 생략해도 충분히 맛있습니다. 대신 보양식으로 먹고 싶을 때만 삼계탕용 약재 세트나 당귀 정도를 조금 넣어주는 식으로 조절하고 있습니다. 월계수잎, 통후추, 깻잎처럼 구하기 쉬운 재료만으로도 잡내를 잡고 은은한 향을 낼 수 있으니, 약재 구하는 게 부담스럽다면 이 방법을 추천합니다.

  1. 약재 많이 → 진한 한방 향, 보양 효과 강조 (어른 위주 식사)
  2. 약재 적게 → 부드러운 맛, 아이들도 잘 먹음 (가족 식사)
  3. 약재 없이 → 우리나라 갈비탕과 유사, 거부감 전혀 없음 (한방 향 싫어하는 경우)

당면 활용, 끝내주는 조합

제가 바쿠테를 만들 때 절대 빼먹지 않는 게 하나 있습니다. 바로 당면입니다. 우리나라 갈비탕에도 당면이 들어가듯, 바쿠테에도 당면을 넣으면 국물을 머금어서 정말 맛있습니다. 저희 아이들도 고기보다 당면을 더 좋아할 정도예요. 당면은 미지근한 물에 약 1시간 정도 불려서 사용하는데, 이렇게 충분히 불린 당면을 마지막에 넣고 5분 정도만 센 불에 끓이면 먹을 때 딱 좋은 식감이 됩니다.

만약 당면을 너무 일찍 넣거나 오래 끓이면 퍼져서 식감이 떨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주시고요. 또 당면마다 불리는 시간이나 익는 시간이 조금씩 다를 수 있으니까 처음 만들 때 사용하는 당면의 불린 시간과 익는 시간을 체크해두면 다음번에는 내 입에 딱 맞는 식감의 당면을 먹을 수 있으니 체크 해주세요!  국물을 푹 끓인 뒤 마지막에 당면을 넣고 한소끔 끓이는 순서만 지키면, 당면이 국물 맛을 잔뜩 머금고도 쫄깃한 식감을 유지합니다.

핏물 제거와 고기 선택 노하우

등갈비

바쿠테는 돼지고기를 사용하는 요리라서 핏물 제거가 정말 중요합니다. 저는 등갈비를 찬물에 30분 정도 담가두고, 그 다음 끓는 물에 5분 정도 데친 뒤 흐르는 물에 깨끗이 헹궈서 사용합니다. 이렇게 하면 잡내가 거의 나지 않고 맑은 국물이 나옵니다. 일부 레시피에서는 핏물을 2~3시간 빼라고 하는데, 고기가 신선하다면 30분에서 1시간 정도면 충분합니다.

고기는 돼지 등갈비를 주로 사용하는데, 돼지 등뼈를 섞어도 좋습니다. 처음에는 등뼈만으로도 해봤는데, 아이들이 뼈에 붙은 고기를 발라 먹기 불편해하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등갈비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반면 어른들끼리 먹을 때는 등뼈와 등갈비를 섞으면 국물이 더 진하고 깊은 맛이 납니다. 등뼈는 골수가 많아서 우려낸 국물이 더욱 고소하거든요.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푹 끓이면 고기가 부드럽게 익고, 국물도 뽀얗게 우러납니다.

바쿠테를 여러 번 만들어보니, 결국 중요한 건 내 가족 입맛에 맞추는 거더라고요. 정통 레시피를 고집하다 보면 오히려 가족들이 안 먹게 될 수도 있습니다. 약재는 입맛에 맞게 조절하고, 당면 같은 재료를 더해서 우리 식으로 즐기는 것도 충분히 좋은 방법입니다. 여름철 보양식이 필요할 때나 기력이 떨어질 때, 집에서 간단하게 만들어 먹기에 바쿠테만 한 게 없습니다. 한번 도전해보시면, 생각보다 쉽고 맛있어서 자주 만들게 될 겁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05WAi7T0bLo&list=PL5z47dsKJXr_tr11uBZDKZsqaazNnM2-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