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다리살 수육 (핏물제거, 삶는 시간, 레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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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앞다리살 500g으로 만드는 수육, 삼겹살보다 저렴하면서도 비계와 살코기의 균형이 좋아서 요즘 제가 가장 자주 쓰는 부위입니다. 저는 주로 끓는 물에 통후추와 월계수잎, 양파를 넣고 30분에서 1시간 정도 삶아왔는데, 최근 핏물 제거 과정과 레스팅(잔열 익히기)을 제대로 적용해보니 확실히 잡내가 줄고 육질이 훨씬 부드러워지더군요. 이번 글에서는 제가 직접 시도해본 방법과 함께, 앞다리살 수육을 집에서 제대로 삶는 과정을 정리해드리겠습니다.
핏물 제거로 달라지는 맛
앞다리살은 삼겹살에 비해 살코기 비중이 높아서 핏물이 남아 있으면 잡내가 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는 예전엔 물에 한 번만 헹구고 바로 삶았는데, 핏물 제거 과정을 추가하니 남은 수육을 다음 날 데워 먹을 때도 냄새가 거의 나지 않았습니다. 핏물 제거(블랜칭, blanching)란 고기를 찬물이나 미지근한 물에 담가 혈액 성분을 빼내는 과정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고기 안쪽에 남아 있는 피를 물에 우려내는 거죠.
방법은 간단합니다. 앞다리살을 찬물에 담그고 손으로 조물조물 마사지하듯 주물러주세요. 그러면 살 안쪽 핏물이 더 잘 빠집니다. 물이 붉게 변하면 버리고 깨끗한 물로 갈아주는데, 이 과정을 2~3회 반복한 뒤 물에 2~3시간 담가두면 됩니다. 시간이 없다면 30분만 담가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습니다. 저는 넉넉하게 삶을 때는 이 과정을 꼭 거치려고 하는데, 특히 냉장고에 남은 수육을 재가열할 때 잡내 차이가 확실히 느껴졌습니다.
핏물을 뺀 뒤에는 흐르는 물에 한 번 더 헹궈주세요. 고기 표면에 남아 있는 이물질까지 깨끗하게 씻어내면 준비 완료입니다. 이 단계를 생략하면 삶는 물이 탁해지고, 나중에 국물을 활용하기도 애매해집니다.
삶는 시간
수육을 삶을 때 가장 중요한 건 물의 양과 온도, 그리고 시간입니다. 저는 보통 고기가 충분히 잠길 만큼 물을 넉넉히 붓고, 끓는 물에 고기를 넣는 방식으로 시작합니다. 찬물에 고기를 넣고 끓이는 방법도 있지만, 끓는 물에 넣으면 고기 표면이 빠르게 익으면서 육즙이 빠져나가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
물이 팔팔 끓으면 소금 한 스푼을 넣어 녹이고, 고기를 투입합니다. 그다음 생강 조금과 올리고당 한 스푼을 추가하는데, 생강은 잡내 제거에, 올리고당은 윤기를 더하는 역할을 합니다. 저는 집에 통후추와 월계수잎, 양파, 파, 된장을 함께 넣고 삶아왔는데, 재료를 최소화해서 삶아보니 고기 본연의 맛이 더 살아나더군요. 일반적으로 채소와 된장을 많이 넣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써보니 소금과 생강, 올리고당만으로도 충분히 맛있었습니다.
물이 다시 끓어오르면 중불로 낮추고 뚜껑을 닫은 뒤 30분간 끓입니다. 중간에 10분쯤 지나면 뚜껑을 열어 고기를 한 번 뒤집어주세요. 골고루 익히기 위해서입니다. 앞다리살 500g 기준으로 30분이면 적당하지만, 고기 덩어리가 크다면 2분의 1이나 3분의 1로 잘라서 삶는 게 좋습니다. 저는 냄비 크기에 맞춰서 고기를 미리 잘라놓는 편인데, 그러면 익는 시간도 단축되고 냄비 안에서 고기가 골고루 잠기기도 쉽습니다. 구이용 목살이 집에 있을 때는 그걸로 수육을 만들기도 하는데, 얇게 썰어진 상태라 15~20분이면 충분히 익습니다.
삶는 시간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출처: 식품안전나라):
- 끓는 물에 소금과 생강을 넣고 고기 투입
- 물이 다시 끓으면 중불로 낮추고 30분 삶기
- 중간에 10분 시점에 고기 한 번 뒤집기
- 30분 후 불을 끄고 뚜껑 닫은 상태로 20분 뜸 들이기
특별하게 먹고 싶을 때는 항정살이나 가브리살로 수육을 만들기도 하는데, 단가가 높아서 자주 하기엔 부담스럽습니다. 그래도 손님 접대용으로는 확실히 좋더군요.
레스팅
레스팅(resting)이란 고기를 불에서 내린 뒤 바로 자르지 않고 일정 시간 두어 잔열로 익히는 과정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고기 안팎의 온도를 균일하게 맞추고, 육즙이 안정되도록 기다리는 거죠. 저는 예전엔 수육을 삶자마자 바로 썰어서 먹었는데, 레스팅을 해보니 고기가 훨씬 촉촉하고 부드러워졌습니다.
30분 삶고 20분 뜸 들인 수육을 꺼내서 접시에 담고, 5분 정도 그대로 둡니다. 이때 고기 내부에 남아 있는 잔열이 계속 작용하면서 중심부까지 완전히 익게 됩니다. 또 육즙이 고기 안쪽으로 재분배되면서 수분이 빠져나가지 않습니다. 레스팅을 하지 않고 바로 썰면 칼을 댈 때 육즙이 주르륵 흘러나오는 걸 볼 수 있는데, 이건 고기가 아직 안정되지 않았다는 신호입니다.
레스팅의 주요 효과는 네 가지입니다. 첫째, 육즙이 빠지지 않아 촉촉하고 부드럽습니다. 둘째, 고기 모양이 잡혀서 썰 때 깔끔하게 잘립니다. 셋째, 안팎의 온도가 균일해져서 식감과 맛이 일정합니다. 넷째, 남아 있는 열로 고기 안쪽까지 완전히 익습니다. 저는 이 과정을 알고 나서부터 수육뿐 아니라 스테이크를 구울 때도 항상 레스팅을 거칩니다.
5분 레스팅하는 동안 저는 두부를 데웁니다. 두부는 찬물에 넣고 끓여야 부서지지 않고 부드럽게 익습니다. 수육과 따뜻한 두부를 같이 먹으면 궁합이 정말 좋습니다. 저는 늘 두부김치로 따로 먹었는데, 이번에 따뜻하게 데운 두부를 수육이랑 곁들여 먹어보니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수육의 기름기를 잡아줘서 훨씬 가볍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고기를 썰 때는 일반적인 방법으로 절반을 썰고, 나머지는 제주식으로 불규칙하게 썰어보세요. 제주에서는 경조사에 수육을 내놓을 때 '감'이라 불리는 고기 써는 분을 따로 둘 정도로 수육 문화가 발달했습니다. 불규칙하게 썰면 고기 단면이 넓어지면서 양념이 더 잘 배고, 식감도 풍부해집니다. 저는 이 방법을 알고 나서 손님 접대할 때 꼭 이렇게 썰어내는데, 반응이 확실히 좋습니다.
앞다리살 수육은 삼겹살이나 목살에 비해 가격 부담이 적으면서도 비계와 살코기의 균형이 좋아서 자주 해 먹기 좋은 메뉴입니다. 저는 앞으로 핏물 제거 과정을 습관화하고, 두부를 곁들이는 방식도 계속 유지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채소를 많이 넣지 않고 간단하게 삶는 방법도 한 번 더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수육을 먹을 때는 새우젓에 슬라이스한 청양고추와 고춧가루를 섞은 양념을 얹어 드셔보세요. 돼지고기와 새우젓은 궁합이 좋다는 건 다들 아시죠? 한 번 만들어 드시면 그 맛을 잊지 못하실 겁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iff9-yHyuiY- 공유 링크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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